성지순례, 성지는 어디인가? 성지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

Author
이재묵
Date
2016-07-26 16:52
Views
1658
페트라-14

성지는 어디인가?

성지, 물론 거룩한 땅(聖地)이 아니라 성경의 땅이라는 의미로서 성지를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가 성지일까요?
성지는 바로 성경의 무대입니다. 성경의 무대이고, 성경의 땅이 성지(聖地)입니다.

1)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하나님이 행하신 사역의 현장이 성지입니다.
2)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고 행하시던 그 사역의 현장이 성지입니다.
3) 믿음의 선진들이 말씀을 듣고 반응하고 살던 그 무대가 바로 성지입니다.

이런 장소들을 편의상 특정 성지(聖地)로 부르고자 합니다. 성경에 그 장소 이름이 한 번 이상 언급되는 장소들입니다. 특정 성지들은 이스라엘에 국한되어 있다지 않습니다. 요르단은 물론이고 레바논, 시리아, 터키, 그리스, 이라크나 예멘, 이집트 등도 다 특정 성지들이 가득한 성지입니다. 일차 성지 순례는 성경 무대의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 주목한다면 성경의 무대에 대한 전반적인 의미와 기본 이해를 돕는 코스와 일정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성지의 개념은 이보다 넓어야 합니다.

4) 성경의 말씀이나 사건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무대도 성지입니다.

광야나 강, 산과 골짜기, 들판도 성경의무대입니다. 이런 성경의 무대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름이 언급되지 않기에 무심코 지나치는 장소들입니다.
그러나 특정한 성지 이상으로 소중하고 중요한 장소들입니다. 이런 장소들은 편의상 불특정 성지(聖地)로 표기합니다. 불특정 성지들은 이스라엘 지역보다 인근 이집트나 요르단 등에 더 넘쳐납니다. 이집트를 모르고 출애굽 과정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고, 모압, 암몬, 에돔과 길르앗, 데가볼리 지경을 모르고 가나안 정착 이후의 성경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아람과 앗수르, 바벨론 등을 모르고 소선지 시대를 풀이하기 힘듭니다.

성지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

널리 알려진 성지(특정 特定 성지)에는 시대를 거듭하면서 수많은 문명이 존재했습니다. 이런 곳을 방문했을 때 우리들은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게 됩니다. 수백 수천 년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지금 남아있는 건축물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도 받게 됩니다. 마치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가는 기분을 느낄 정도일 것입니다. 이런 정보의 강물에 너무나 쉽게 성지 방문의 목적을 상실하곤 합니다.

특정한 성지에서 주목할 것은 성경 사건이나 기록(말씀)과 직접 연관이 되는 그 때 그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그 장소에서 수천년의 역사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그 장소에 얽힌 수천년의 역사 이야기를 몰라도 그리고 아주 자세하게 알아도 성경 해석에 별다른 영향력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특정한 성지를 방문했을 때 우리가 주목하여야 할 것은 성경 말씀의 동시대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간접적인 정보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요르단의 느보산을 방문하였다고 할 때 우리가 주목할 것은 느보산이 언급된 모세 당시의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곳에 세워진 교회당의 건축 양식이나 역사는 몰라도 느보산의 모세 당시의 지정학적인 위치나 역할, 성경에서의 의미 등에 주목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요르단의 대표적인 유적지 페트라는 또 어떻게 볼 것인가요? 단순하게 말하자면 그 장소가 신약 시대에 연결시킨다면 예수님 당시의 상황에 주목하여 보는 것입니다. 바울이 다메섹 회심 후 이동한 아라비아임을 고려한다면 1세기 중엽의 페트라의 종교 정치 상황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고대 에돔의 변방 도시로서 페트라에 주목한다면 소선지서의 동시대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엘카즈네의 화려한 건축기술에 대해 자세하게 안다고 하여도 바로 앞서 언급한 질문들에 대한 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다시 정리한다면 특정한 성지를 방문할 때 그 장소에 얽힌 모든 이야기를 들으려고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특정한 성지의 특정한 사건과 인물에 연결하여 그 장소를 연구하는 일이면 족합니다. 물론 한 장소에서 수많은 성경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도 각 인물에 관련한 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그 장소를 살펴보는 것이면 족할 것입니다.

성지 여행에 있어 특정 성지에 집착할 경우 놓칠 수밖에 없는 많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경의 사건이 특정 장소에서 일어났을 경우에도 인근 지역과 상호 연관되어 발생하였다. 그것은 그 특정 장소를 오가는 도로는 물론이고 그 장소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위치나 개념들, 자연 환경 모두가 그 특정 장소에서 발생한 특정 사건을 이해하는데 요긴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특정 장소를 가고 방문하는 것에만 주목하면 이런 중요한 내용을 얻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시내산에 주목하고 시내산 등정에 관심을 쏟는 다면 출애굽 당시 시나이 반도 곳곳의 광야의 특성들이나 그곳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해석하고 풀이하는데 서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고센에서 시내산까지 가는 과정(길)에는 무엇이 어떤 환경으로 둘러싸여 있는가를 관찰하는 것은 시내산 등정 자체보다 의미 있는 일입니다. 물론 이런 지적도 성지 순례를 성경 탐험을 위한 성지 답사 의미로 생각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본 글은 현재 중동(아랍) 전문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김동문 목사(선교사)님께서 제공해 주신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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