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포리 Zippori

Author
이철규
Date
2017-02-08 18:05
Views
1183



집사님, ‘찌포리’가 성경에 나오는 곳 맞나요?

성지순례를 오셨던 연세가 있으신 권사님 한 분이 환하게 웃으시며 고민 끝에 물어보신다면서 사탕 두 알을 주셨던 일이 기억이 난다. 권사님, 찌포리는 성경에 나오는 장소는 아니지만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곳이에요.

집사님, 성경에 나오지도 않는데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어떻게 알 수 있어요?

권사님, 찌포리는 예수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나사렛에서 북서쪽 약 6km 떨어져서 예수님의 교육적 문화적 배경을 살펴 볼 수가 있어요. 그리고 예수님과 찌포리에 관한 재미난 연결고리가 하나 있는데 들어 보실래요?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머금어진다.

로마로부터 분봉왕의 지위를 받은 헤롯왕은 주전 38년 겨울 갈릴리 지역의 찌포리를 점령하여 로마에 도시를 바치는 충성심을 보였다. 그때부터 찌포리는 갈릴리 지역의 수도로서 크게 번성하였고 헤롯왕이 죽은 후에도 또한 찌포리는 그의 셋째 아들 헤롯 안티파스에 의해 갈릴리의 수도로서 계속 유지되며 번성하였다.

여기서 연결고리를 찾아볼 수 있다. 갈릴리의 수도로서 번성하였다면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진행하였을 것이고 그렇다면 주변의 많은 기술자가 유입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학자들은 생각했다. 아마도 그 당시에 예수님과 아버지 요셉도 목수로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찌포리에 와서 일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말만 하고 행함이 없는 바리새파를 보고 위선자(휘포크리테스 hypocrites)라고 말씀하신 것과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를 휘포크리테스 즉, 위선자라고 한 것과의 관계에서 조심스럽게 단서 엿볼 수 있다.

고대의 나사렛은 매우 촌동네여서 만약 예수님이 나사렛에서만 계셨다면 위선자와 같은 단어는 접하기 힘드셨을 것이니 아마도 예수님이 찌포리와 같은 큰 도시에 자주 방문하셨다고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누가복음 4장에 안식일에 회당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에 반발하여 예수님을 배척한 나사렛 사람들을 찌포리 도시와 함께 본다면 성경 배경을 이해하는데 또한 많은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성경에 ‘직가’라고 쓰여진 중심도로인 카르도에 가보면 오래된 중심도로에 아직도 선명하게 마차가 지나갔던 흔적이 바닥에 보이게 되고 화려하게 장식되었던 바닥 모자이크도 볼 수 있다. 근처에 갈색 지붕이 덮여 있는 곳이 유명한 ‘나일 하우스’이다.

약 5세기경에 건축된 고급 빌라로 추정하고 빌라 바닥에 장식되어 있는 화려한 나일강을 상징하는 모자이크가 펼쳐있다. 매년 나일강의 범람을 기원하는 축제를 여러 모양으로 표현하고 있고 남자는 나일강을 여자는 이집트를 상징하고 있다.

언덕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고급 빌라유적이 있는 장소를 발견하게 된다. 내부에 들어가면 주후 2~3세기에 지어졌던 빌라의 모습에서 특히 선명하게 보이는 여인의 모자이크를 발견하게 된다. 일명 “갈릴리의 모나리자”라고 명칭 되는 매우 작은 모자이크 조각을 사용하여 완성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근처에는 원형극장도 볼 수 있다. 약 4,500석 규모의 로마 원형극장이 있다. 북쪽방향에 회당(시나고그)가 위치해 있다. 헤롯왕의 사후에 찌포리에 있던 유대인들은 처음에 로마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켜서 실패한 이후에는 주후 66년과 주후 132년에 있었던 1차, 2차 로마에 대항한 반란에는 가담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이 지역만큼은 박해가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 예루살렘에 머물지 못하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 중에 많은 비중이 찌포리에 머물렀다.

특히 주후 200년경에 유명한 유대교 랍비인 유다 하나시가 찌포리에 머물렀다. 유대교의 미쉬나 탈무드 시대에 많은 유대 종교적 중심지 중에 한 도시였다. 회당에 도착하면 역시 바닥에 화려한 모자이크를 발견하게 된다. 우선 처음 보이는 모자이크는 천사가 아브라함에게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을 것이라 알려주는 장면이고 중간에는 둥글게 Zodiac(12궁도)의 조각이 있고 하나님께서 우주의 주관자라는 것을 나타낸 모자이크가 있다. 맨 위쪽에는 법궤를 상징하면서 하나님께서 그 당시에 무너진 성전을 다시 재건해서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하실 것을 기원하는 모자이크를 볼 수 있다.

찌포리는 마치 새가 둥지를 튼 모습과 비슷하고 실제로 히브리어로 찌포리는 새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도시의 이름이 생겨나는 데는 우리나라나 이스라엘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평안을 기원합니다.
예루살렘에서 이철규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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