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볼산 올라가기
Author
이철규
Date
2016-11-25 07:20
Views
3485

“남북을 주께서 창조하셨으니 다볼과 헤르몬이 주의 이름을 인하여 즐거워하나이다” (시편89:12)
“만군의 여호와라 일컫는 왕이 이르시되 나의 삶으로 맹세하노니 그가 과연 산들 중의 다볼 같이 해변의 갈멜 같이 오리라” (예레미야46:18)
샬롬! 안녕하세요. 오늘은 위의 성경 말씀에 공통으로 나오는 다볼산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가이드를 하는 저로서는 무척 안타까운 곳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성경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임에도 불구하고, 늘 일정과 시간에 쫓겨 버스를 타고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스쳐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다볼산의 다볼은 히브리어로 ‘타보르’ 높다는 의미입니다. 얼마나 높은 산이기에 산 이름을 높은 산이라 작명을 했을까 궁금했었지만, 약간은 실망스러운 높이 해발 588m입니다. 다볼산은 역시 높이보다는 벧샨, 갈릴리, 고라신 등 주변 모든 곳에서 다 볼 수 있어서 다볼산이라 부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옆길로 잠시 샜나 봅니다. 다시 제대로 말씀드리자면 다볼산은 나사렛 남동쪽 약 10킬로 거리에 있고 이스르엘 평원 중심에 있으며 이스라엘의 12지파 중에 세 지파(스불론, 납달리, 잇사갈)의 경계였습니다.
“엿새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에 올라가셨더니” (마태17:1)
오래전에 저는 다볼산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도보로 다볼산 정상에 올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하나는 위의 성경 구절의 높은 산이 헤르몬산 아니면 다볼산이기에 이참에 예수님께서 가셨던 길을 걸어서 올라가고 싶은 경건한 마음이었고 두 번째는 멀리서 보면 마치 유선형의 모양으로 곡선이 완만하여서 한 30분이면 쉽게 올라갈 거 같은 가벼운 마음이였습니다.
역시 예수님께서는 저의 그 가벼운 마음을 겸손하게 만들어 주셨고 어쨌든 저는 예상보다 두 배인 약 1시간 정도를 땀을 뻘뻘 흘리며 다볼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우뚝 자리 잡은 오래되어 보이는 문이 “이제 다 왔다, 고생했다”라며 고생한(?) 저를 아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바람의 문
제2차 십자군원정대는 1187년 갈릴리 왼편 하틴의 뿔에서 치러진 하틴전투에서 살라딘의 이슬람군대에게 패하게 된다. 다볼산을 수호하던 베네딕도 수도사들은 결국 물러나게 되고 이후 1213년 다마스쿠스 술탄의 아들 말릭 엘-무아잠이 산 정상을 요새화하며 만든 문이 바람의 문이다.

주님변화교회
바람의 문을 통과하여 약 200여 미터 사이프러스 나무가 우거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중앙에 세 개의 삼각형 지붕 모양의 기념교회를 볼 수 있다. 로마 카톨릭 프란치스코 수도회 소속의 예수님의 용모가 변화되신 사건(마태복음 17장)을 기념하는 교회이다.
현재의 교회는 1924년에 완공되었고 이태리의 유명한 교회 건축가인 바를루찌(Barluzzi)가 설계하였다. 정원 우측에 바를루찌의 조각도 선명하게 벽에 전시되어 있다. 교회 정문 좌측에는 모세를 기념한 작은 경당이, 우측에는 엘리야를 기념한 경당이 있다.
“그 때에 모세와 엘이야가 예수와 더불어 말하는 것이 그들에게 보이거늘” (마태복음17:3)
교회 내부로 들어가면 정면에 예수님의 변화되시는 성경의 말씀을 모자이크한 성화가 제단 위쪽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교회 지붕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구원의 방주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우측으로 나가면 주변 전망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모래산이 있고 동쪽을 바라보면 길르앗 산지 등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사사기 4장 - 드보라와 바락장군이 시스라를 제압
이 다볼산은 지형적으로 독립된 산봉우리가 있다. 구약 말씀에 사사기 4장에는 이스라엘에 사사 예훗이 죽고 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범죄하기에 주변 나라를 세워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십니다. 하솔왕의 군대장관 시스라를 중심으로 철병거 900대가 20년간 이스라엘 민족들을 괴롭힐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부르짖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셔서 여자 예언자인 드보라와 바락장군에게 이곳 다볼산 정상에 이스라엘 군대 1만 명을 대기시키시고 이스라엘 군대를 치기 위해 진군하던 시스라의 철병거 900대를 향하여 엄청난 비를 내리셔서 그 무시무시한 철병거가 가장 극적인 순간에 진흙땅에 멈춰지고 시스라는 도망가게 됩니다.
다볼산은 세상에 속한 모든 것들이 항상 유리할 거 같지만 결국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약함을 가장 강하게 하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심을 온 세상에 알려주는 의미 있는 산이기도 합니다.
다볼산을 내려올 때는 중력의 법칙에 의해 훨씬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걸어 왕복해야 된다고 걱정하신다면 단체 순례객들을 위한 왕복 셔틀(비용 약6불)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스라엘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번쯤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평안을 기원합니다.
예루살렘에서 이철규 집사